Fostered

“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 Albert Einstein

Universe

영문도 모른 채 눈을 뜹니다. 온몸이 뻐근하고, 웃도는 공기는 묘하게 차갑지만······ 먼지가 쌓이지 않은 이곳은 아주 말끔합니다. 누워있는 침대는 하얗고 부드럽지만 어딘가 삐그덕거립니다.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으시겠습니까.20XX년,
세계는 발전했으며 동시에 어딘가의 윤리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발전과 퇴화의 엇갈림 속에 우리의 세상이 녹슨 몸을 굴립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과학 기술의 발전만을 기다립니다. 이미 얻은 수많은 축복은 생각도 못하고 말입니다. 그 대신 그들의 윤리 의식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집니다. 과학만이 우리의 빛이라, 그렇게 말하곤 합니다.
이 건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꿉꿉한 지하의 냄새, 덩그러니 놓인 각자의 몸. 정신의 끄트머리가 경계 신호를 울립니다. 어둑어둑한 벽면에 지하 특유의 물자국이 얼룩덜룩한 것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주변은 기계 장치로 가득하네요. 분명 이곳도 과학만을 바라보다 사람을 잊은, 불행한 공간이었겠죠.다 벗겨진 페인트로 B4라 쓰인 것이 보입니다. 지하 4 층이나 되는 공간에 버려져 있을 이유가 뭐가 있었을까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단지 찝찝하고 기괴한 내용의 꿈과 자신의 이름 말고는 말이죠. 오로지 본능과 직감, 그리고 탑재되어있던 지능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그릇된 건물에서 말입니다.그때,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의 방송이 울립니다."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이렇게 여러분과 인사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저는 이곳의 관리자······"성능이 좋지 못한 스피커 특유의 잡음이 많은 방송입니다. 남자는 무언가를 웅얼거리다가, 천천히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자신의 이름은 Dr. Foster,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자 한다고. 당신들이 꼭 살아남기를 바란다, 고.이 남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말고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습니다.몸을 일으키니 발에 닿는 촉감이 이상합니다. 아무래도 두 발로 걸은 지도 오래된 모양입니다. 몇몇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는군요. 자, 뭉그러진 관절을 돌려봅시다. 우리는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죠.한참이나 조용하던 스피커에서 남자의, 아주 진중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립니다."여러분은 기적이 있다고 믿으십니까?"